총선참패 반성 없이는 협치·소통 기대도 어렵다

정한울의 한국사람탐구(2024.4.29.)
[알림] 본 보고서는 한국일보 2024년 5월2일자 25면에 실린 정한울의 숫자로 본 총선민심: “총선 참패 반성 없이는 협치·소통 기대도 어렵다”기사의 원본 원고임. 분량 초과로 축약된 부분이 많아 원본을 공개함
[기사보기] 정한울의 숫자로 본 총선민심: “총선 참패 반성 없이는 협치·소통 기대도 어렵다

정한울한국일보칼럼

주목을 끌었던 여야영수회담은 소기의 성과없이 새정부 출범이후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첫 만남 이상의 결실 없이 마무리되었다. 충격의 총선 패배 이후 보수진영의 관심은 대통령과 여당의 행보가 대국민소통강화와 협치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소통과 협치의 부재가 이번 국민의힘 패배의 핵심지점인지 의문이다. 현재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모두 총선패배의 원인진단에 대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과 향후 방향에 대한 진로를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야 영수회담이나 대국민 소통빈도를 늘리는 것이 지지율 회복과 당 혁신에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다. 정당지지층의 변동이 큰 선거에서 선거승패 요인분석의 핵심은 각 정당별지지 ‘잔류’층과 ‘이탈’층, ‘신규지지 유입층’ 및 ‘비지지/안티층’에 대한 비교분석이 중요하다. 특히 잔류층과 이탈증의 비교분석이 핵심이다(표1)

이탈보수분석틀

2024년 총선은 정당지지연합으로보면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을 이끌었던 45% 내외의 높은 지지를 유지했던 정당지지율이 2022년 대선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30% 대까지 하락하여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유지하는 ‘잔류민주층’과 지지를 철회한 ‘이탈민주층’으로 분화했음이 확인된다. 반대로 국민의힘도 2020년 총선 대패 이후 21년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대등한 수준으로 정당지지율 회복을 이루었고 2022년 지방선거압승을 거치면서 5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지지율 상승이 이루어져 더불어민주당에 대비 정당지지율 우위를 이루었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 이후 2024년 총선까지 지지율 하락으로 더불어민주당 못지 않은 이탈층이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 역시 정당지지를 유지하고 있는 ‘잔류국힘’과 지지를 철회한 ‘이탈국힘’으로 분열했음이 확인된다. 따라서 2024년 선거의 향방은 결국 양당 모두 상당한 수준으로 이탈한 이탈민주층과 이탈보수층을 복원하는 경쟁이었던 셈이다. 2024년 총선 결과는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은 이탈국힘층의 복원에 실패했다.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야권은 2016-2017년 촛불탄핵을 거치며 형성되었던 더불어민주당 우위의 ‘탄핵정치연합’이 복원된 수준이다. 국민의힘 보수당의 참패는 탄핵시점으로 돌아간 것이다(그림1).

이탈보수의발생

국민의힘에 초점을 맞추면 총선대패의 원인 진단의 핵심은 결국 2022년 6월 지방선거 압숭할 시점에 과반에 육박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이 불과 2년만에 이탈하고 강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는지 즉 이탈국힘층과 안티국힘/비국힘층에 대한 진단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 이탈국힘층이 적지 않았다: 지방선거 국힘지지자의 4명 중 1명이 이탈

한국일보의 2024년 신년조사에서 2022년 지방선거 시점 지지정당과 총선을 앞둔 신년조사 시점에서의 정당지지를 비교해보자. 국민의힘을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표1과 같아. ①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했다고 답한 377명 중 75%인 281명이 국민의힘을 여전히 지지하는 ‘잔류국힘’(주황색 셀) ② 지방선거에서 국힘을 지지했지만 다른 정당 지지난 무당파로 이탈한 ‘이탈국힘’층이 377명 중 25%인 96명이다(노란색 셀). ③ 지방선거 시점에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았지만, 2024년 신년조사 시점에서 국민의힘 지지로 유입된 층은 ‘뉴국힘’(회색 셀), ④ 지방선거에서 국힘을 지지하지 않았고 현재도 국민의 힘을 지지 하지 않은 응답자는 ‘안티국힘/비국힘’층(흰색 셀)으로 분류할 수 있다(표2). 2024년 한국일보 신년조사에서 각 응답유형 총계를 보면 ‘잔류국힘’이 28%, ‘신규 뉴국힘’ 6%, ‘이탈국힘’ 10%, ‘안티국힘/비국힘’이 56%로 국힘에 대한 비우호적 태도가 지배적이었던 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표2]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정당태도 변화

이탈민주_이탈보수분석
  • 2040세대, 수도권, 중도층에서 안티국힘+이탈국힘이 압도

성별, 연령, 거주지역과 같은 인구학적 특성과 이념성향과 같은 정치성향 별 국민의힘에 대한 태도 유형비율을 보면 [표2-1]과 같다. 남성이 이탈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연령대별로 2040세대에서는 ‘안티국힘/비국힘’ 비율이 61~73%로 압도적이고 이탈국힘 ‘10~11%’로 국민의힘 지지기반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500대에서도 이탈국힘 10%, 안티국힘/비국힘 49%로 국민의힘에 비우호적이다. 60대 이상에서만 잔류국힘 비율이 45%고 안티국힘/비국힘 39%보다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에서 가장 안티국힘/비국힘이 강했고, 수도권/충청권에서도 이탈국힘과 안틱국힘비율을 합하면 65~73%에 달했다. 이념성향별로보면 진보층의 85%가 안티국힘 성향이 강했고, 중도층에서조차 안티국힘/빅힘이 65%, 이탈국힘이 14%로 중도층의 79%가 지방선거와 2024년 총선 시점에 임박해서도 국민의힘에 부정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국민의힘은 중도층의 지지와 우호적인 태도를 이끌어내는 데 완전히 실패했음을 보여준다. 결국 2024 총선을 앞두고 지방선거 시점의 국민의힘 우위의 정당지지연합은 해체되었고, 전체적으로 이탈/안티국힘 유형의 압도적인 우위가 확인되고 있었다(표2-1).

이탈보수특성
  • 안티/이탈국힘의 진원지는 대통령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한 원인을 진단하려면 무엇보다 유권자의 절반을 넘은 56%의 유권자들이 이미 ‘안티국힘/비국힘’층으로 공고해진 이유와 지방선거에서는 국힘을 지지혔지만,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를 철회해한 핵심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정확히 인식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표3-1]의 국힘태도변화 유형별 윤대통령 국정 평가를 살펴보면 잔류국힘 및 신규 지지층으로 유입되 뉴국힘 층에서는 윤대통령 국정긍정평가가 각각 85%, 68%로 높았던 반면, 지방선거 이래 국민의힘을 지지해본 적 없는 안티국힘층에서는 83%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국힘을 지지했지만 현재는 국힘을 지지하지 않는 이탈 국힘층에서도 65%가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고개를 저었다. 따라서 선거참패를 넘어 국힘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근본적으로 되돌리지 않고 선거는 물론 향후 성과적인 국정운영을 해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표3-2).

  •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이탈국힘층을 되돌리는데 한계가 뚜렷했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으로 윤대통령에 대한 심판구도를 반전시키며 이탈국힘층의 복원을 통해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을 이끌것으로 기대되었던 한동훈 비대위 체제는 안틱국힘층의 반감을 약화시키기나 이탈국힘 층의 지지를 복원하기 어려운 상태였음이 확인되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하였습니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1%가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상승시킬 것이다”라도 답하고 33%가 “별 영향을 못줄 것이다”라고 답하고 17%는 오히려 ”떨어뜨릴 것이다“라고 답했다. 전체적으로 한동훈 위원장이 국민의힘 지지율 반전시킬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시 국민의힘 지지변동유형별 응답을 보면 잔류국힘층과 일부 뉴국힘층에서만 62-84%가 한동훈 비대위체제 총선에거 국민의힘 지지율을 상승시킬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보인 반면, 이탈국힘층과 안티/비국힘층에서는 “별영향을 못줄 것이다”라는 응답이 각각 34%~44%, 오히려 “지지율을 떨어뜨릴 것이다”라는 응답도 24~26% 수준에 달해 전체적으로 초기부터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대한 기대와 신뢰감이 취약했음을 보여준다(표3-3). 실제로 이들 유형별 자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결과를 봐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잔류국힘/뉴국힘층에서만 지지비율이 51-55%로 높았다. 안티/비국힘층에서는 3%에 그쳤고 특히이탈국힘층에서는 9%로 이재명 대표를 선택한 비율 16%보다도 낮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리더십이 기존 잔류국힘층의 결집과 일부 뉴국힘층 포섭에는 영향력이 있지만, 안티층의 감소와 이탈보수층의 복원에는 한계가 뚜렷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그림2).

이탈민주대선지지
  • 정권심판론 : 이탈국힘, 야당심판보다 정부여당 심판으로 쏠렸다

선거운동 중후반 이탈국힘층을 타겟하기보다 잔류국힘층 결집에 집중한 선거운동으로 안티국힘/이탈국힘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실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래 표를 보면 “2024년 총선에서 정부와 국민의힘을 심판해야 한다”는 정부여당심판론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주당심판론에 대한 공감여부를 보면 이미 2024년 신년조사 시점에 이탈국힘층은 민주당심판을 우선한 잔류국힘층와 뉴국힘층과 달리 정부어댱 심판론에 53%가 동의하고, 반대로 민주당심판론에 대해서는 공감하지 않는 응답이 과반에 가까운 48%에 달해, 안티국힘층과 유사한 인식유형을 보여주어 정권심판론에 대한 자성과 혁신이 결여된 “일방적 야당심판론/이조심판론”이 이들의 이탈을 억제하는데 한계가 있었음을 시사하는 결과다. 결국 광범위하게 확장된 안티/비국힘 층의 확장과 상당수준의 이탈국힘층의 등장이 2024년 보수심판선거의 핵심동력이었음이 확인되었다. 이들을 이탈시킨 윤대통령 국정실패에 대한 뼈저린 인정과 혁신의 의지가 누락된 협치와 소통노력으로 정국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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